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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에 영어듣기 실시한 고교…인권위 “학생 휴식권 침해”
게시자 김민순 등록일 2022. 12. 30 10:14

[한국인권신문=백종관 기자] 

 

고등학교 점심시간에 학습을 강요하는 것이 학생들의 휴식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 6일 A고등학교 교장과 B고등학교 교장에게 학생들의 휴식권 보호를 위해 점심시간에는 영어 듣기 및 자기주도학습을 시키지 않을 것을 권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진정인은 해당 고교의 재학생들로, 점심시간에 모든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 듣기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 학생들의 휴식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A고교는 “점심시간에 모든 학생에게 영어 듣기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담임교사의 학급 운영방식에 따라 필요한 학생에게 영어 듣기를 하도록 지도하고 있으며, 이 시간에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등 학생들이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B고교는 “점심시간 영어 듣기 프로그램 운영은 다수의 학부모 및 학생의 건의를 수용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또한 “모든 3학년 학생들에게 영어듣기 시간에 자리에 앉아 있도록 하고 있지만 참여하고 싶지 않은 학생들에게 영어듣기를 강제하지는 않고 있으며, 학생들이 자리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필요한 경우에는 다른 교실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권위 아동권리위원회는 “학교 방침에 따라 모든 3학년 학생은 의무적으로 점심 식사 후 입실해 착석해야 하는 점, 담임교사가 지켜보는 상황에서 학생이 영어 듣기나 개인별 자기주도학습에 참여하지 않고 편하게 휴식을 취하기가 어려운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개인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영어 듣기에 참여한다는 학교 측 주장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인권위는 “학생들의 일과 중 휴식을 취하는 시간은 짧은 쉬는 시간 이외에 점심시간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이 시간에 영어 듣기 및 자기주도학습을 시키는 행위와 그 시간에 의무적으로 교실에 머무르도록 하는 행위는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학생의 휴식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백종관 기자 jkbaek1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