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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서 조상 묘 찾은 후손 "창원대박물관 고마워요"
게시자 서성화 등록일 2024. 2. 29 09:57

18살 때부터 60여 년 간 조상 묘 찾아 헤매던 윤동균 씨
하와이서 할아버지 무덤 확인...박물관 조사 끝에 발견
김주용 학예실장, 윤 씨 조부 '독립운동' 사실도 밝혀내
유족 "평생 못 찾을 줄...고마운 마음 말로 표현 못해"


창원대학교박물관이 구한말 미국 하와이로 이주한 조상 묘를 후손에게 찾아줬다. 지난해 하와이 한인 초기 이민자 무덤 조사 활동을 공개하고 나서 후손과 이어진 첫 사례다.

울산에 사는 윤동균(80) 씨는 친할아버지 묘소를 찾던 시기를 18세 무렵으로 기억했다. 할아버지는 윤 씨가 태어나기 20여 년 전에 사망했다. 가족에게 들은 이야기도 별로 없었다. 8살 때 아버지에게 할아버지가 하와이에 이민했고 그곳에서 독립운동을 했다는 말은 들은 게 전부다. 10살 무렵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할아버지 얘기를 해줄 이는 없었다.

문득 할아버지 묘를 찾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가족을 찾는데 다른 이유가 필요 없었다. 외교부와 국가보훈처, 지인 등에게 연락해 단서가 될 만한 것을 찾았으나 소득이 없었다. 가족은 오히려 윤 씨를 말렸다. “쓸데없는 소리 마라”, “돌아가신 조상 찾아서 뭐 하느냐”며 나무랐다.

지난해 9월 윤 씨는 예사롭지 않은 보도를 접했다. 창원대박물관이 하와이 한인 초기 이민자 무덤 조사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바로 박물관에 연락해 조상 묘를 찾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창원대박물관은 한인 이민자 묘비 500여 기를 분석해 윤 씨에게 받은 족보 등과 대조했다. 마침내 지난 17일 묘소를 찾아냈다. 묘소 위치만 찾은 게 아니었다. 창원대박물관은 하와이 입학 선박부를 분석해 할아버지가 1905년 5월 8일 38세 나이로 홀로 ‘시베리아호’를 타고 이주한 사실도 확인했다. 고향·사망 일자·당시 신문 기록 등을 교차 검토한 결과 할아버지는 묘소는 하와이 빅아일랜드에 있는 것으로 확정했다.

창원대박물관 조사 결과를 보면 윤 씨 할아버지 윤원식 선생은 하와이 사탕수수밭에서 일하며 독립운동을 했다. 1902~1905년 하와이로 떠난 한국인은 7400여 명인데 대부분 사탕수수밭에서 일했다. 윤원식 선생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조국 독립에 힘을 보탰다.

윤동균 씨는 “얼굴 한 번 본 적 없지만, 가족이니까 할아버지를 꼭 찾고 싶었다”며 “창원대박물관 김주용 실장님이 아니었다면 평생 조상을 찾지 못할 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 하와이에 가거나 이장을 할 수 없는 형편이지만 할아버지를 찾게 도와 준 박물관에 고맙고 또 고맙다”고 덧붙였다.

조사를 진행한 김주용 창원대박물관 학예실장은 “하와이 한인 초기 이민자 무덤 조사가 알려진 후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 있는 후손들 문의도 많다”며 “후손 중 처음으로 조상을 찾은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기록을 종합하면 윤원식(윤계상) 선생은 독립운동단체인 대한인국민회 하와이지방총회 총부회장을 역임했다는 기록이 있어 추가 조사를 통해 독립유공자로 등록하는데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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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경남도민일보(https://www.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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