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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처럼 멍청한 애 처음' 상사 막말에 우울증 생겼는데…본인 결혼식 초대, 갈까요?
게시자 남유리 등록일 2025. 3. 20 11:11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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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신입 시절 모욕을 주고 막말을 서슴지 않았던 직장 선배의 결혼식 참석 여부를 두고 고민 중인 직장인의 사연이 전해졌다.

19일 JTBC '사건반장'에서 입사 3년 차 20대 여성 A 씨는 "저를 괴롭힌 직장 상사의 결혼식에 가야 할지 고민이다. 신입사원 때 남자 직장 선배에게 교육을 받았다. 그런데 인사를 안 받은 건 기본이고 출근하면 미리 자신의 컴퓨터를 켜놓고 자리도 정리해 놓으라고 심부름을 시켰다"라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선배들은 업무 익히는 속도가 빠르다고 칭찬했는데 이 선배는 너처럼 멍청한 애는 처음 봤다면서 정말 온갖 모욕적인 말까지 했다"라고 밝혔다.

사실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다. 입사 직후 A 씨에게 친절하게 대했고 사적으로 밥을 사주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A 씨에게 오래 사귄 남자 친구가 있다는 걸 안 이후로 태도가 바뀌었다.

A 씨는 선배 때문에 우울증과 공황장애까지 생겨서 퇴사를 진지하게 고민할 무렵 다행히 다른 부서로 가면서 지금까지 잘 다니고 있다.

그러다가 최근 문제의 직장 선배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A 씨는 축의금 정도만 보내려고 했는데 얼마 전에 선배가 대뜸 점심을 사주겠다고 불렀다.

선배는 "신경을 못 써준 것 같아서 미안했어"라면서 직접 청첩장을 줬다.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제 부서의 동료나 후배들을 데리고 같이 와줄 수 있냐"고 부탁했다.

A 씨는 "아마 선배가 회사에서 평판이 안 좋다 보니까 걱정되는 마음에 이런 제안을 한 것 같다. 저는 누군가를 데리고 가기는커녕 저조차도 가기 싫다. 하지만 그랬다가 선배가 다시 저한테 앙심을 품고 무슨 짓을 벌일까 봐 걱정된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라고 토로했다.

손수호 변호사는 "같은 회사에 다니지 않나. 조직은 조직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생활 차원에서 가는 게 좋지 않냐는 생각도 해봤다. 오래 사귄 남자친구가 있는 걸 안 다음부터 괴롭힌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지금 이 선배가 결혼한다. 그러면 더 이상 괴롭힐 일이 없을 것 같다. 눈치 보지 말고 안 가도 된다, 안 가는 게 마음 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조언했다.

반면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우울증에다 공황장애에 퇴사까지 결심할 정도로 괴로웠는데 다른 부서로 가게 되면서 문제가 없어졌다고 했다. 결혼식을 갔다 오면 그 사람 결혼식에 왜 갔을까 두고두고 짜증이 날 것 같다. 그럴 바에는 굳이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박지훈 변호사는 "선택의 문제이긴 하다. 저라면 간다. 축하해 줄 수도 있고, 중요한 게 상황이 해결되지 않았나. 잘못된 부분이 있긴 했는데 남자친구도 생기고 본인이 식사 자리에서 어떤 제안도 받았고 다른 부서 직원들까지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간다면 기분은 안 좋을 수도 있지만, 보험을 드는 효과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